연극 노인과 바다

리뷰 2011/03/12 23:01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연극 노인과 바다를 관람했다. 소극장 공연을 처음으로 관람하시는

친정 아버지는 "죽기 전에 딸 덕분에 이런 곳도 와 보는구나."라시며 즐거워 하셨다.

 

문호 헤밍웨이의 단편 노인과 바다는 퓰리쳐 상과 함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전무후무한

유명한 작품이다. 주로 배경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낚시배 인 것을 생각하면

소극장인 대학로 극장에서 어떤 식으로 표현 될지 궁금하기도 했다.

 

웰컴 투 동막골에서 마을 이장으로 나왔던 노인역의 정재진과 신예 박상협 두사람의 연기가

심각하고 굵직한 힘든 주제의 이 연극을 가지고 어떤 감동을 줄런지 기대도 되었다.

 

연출가 김진만이 배경을 해결한 방법으로는 노인을 따르는 소년을 출연시켜 배경과 물고기

그리고 회상신을 이어가게 했다. 요즘 연극의 대부분이 관객의 참여와 대화를 넣어서

극의 지루함을 이겨내려고 하는데 이 연극도 마찬가지였다.

 

종이 물고기를 이용해서 소품으로 활용하고 배를 무대 중앙에 고정해 뭍에 있는 노인의

집이 되기도 하고 바다 위에 떠 있는 낚시배로도 사용했다. 낚시로 물고기를 낚게 되었을

때에는 관객이 낚시줄을 잡거나 끌어당겨 물고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점이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연극을 그나마 지루하지 않게 즐기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이 된다.

 

그러나 이렇게 관객에게 역할을 줌으로 해서 유발되는 웃음코드 때문에 원작이 갖고 있는

고상함과 감동적인 주제가 희화화되었기에 느낌은 희석되었다. 그점이 많이 아쉽다.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낚시줄에 걸린 배만큼 큰 물고기.

며칠동안 서로의 생명을 걸고 팽팽한 낚시줄처럼 긴장된 모습으로 물고기와 노인은 대치한다.

서로의 생명과 의지가 충돌하는 순간이여서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노인과 물고기.

노인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수확을 위해 인내와 끈기로 결국 큰 물고기를

배에 묶어버리는 데 성공한다. 들뜬 마음으로 뭍으로 돌아오는 노인에게 상어가 쫓아온다.

 

 

물고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사투를 펼치며 상어를 막아 보는 노인.

그러나 결국 한번 피 냄새를 맡고 말려드는 상어 떼에게 뜯어 먹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앙상한 뼈만 남은 생선을 가지고 돌아가는 노인의 모습에서 인간이 집착했던 삶의 모든 것들이

물고기로 그 물고기를 다시 뜯어 먹는 상어로 대변되는 죽음의 순간까지 우리 인간은

자신과의 고군분투 속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인간의 고귀함이라는 메시지가

과연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깊이 생각하게 만들기는 어려웠지만 연극 속 대사 한마디는 마음에 남는다.바다로 낚시를

떠나기 전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나는 주인공이 말한다.

"늙으면 왜 이렇게 잠 이 줄어드는지..얼마 안 남은 인생을 더 많이 누리게 하려는

뜻일까?"하고 되묻는다.

관객이 모두 빠져나가고 배우마저 떠난 빈 무대에 남은 배 한척!

왠지 그 대사가 극장을 나오면서 계속 계속 귀에 멤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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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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