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아침이면 엄마의 분주한 도마소리를 알람삼아 잠을 깼었다.
아래로 세명의 동생들을 두고 항상 먹는것에 경쟁을 하며 살아서 인지
몰라도 먹는 일은 내게 더없는 즐거움이자 삶 그자체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부모님은 손이 커서 장어나 갈치를 짝으로 사다가
우리를 먹이며 키우셨는데 왜 그렇게 어릴 때는 먹는 일에 집착했을까?
아마도 나처럼 6**으로 시작하는 주민 번호를 가진 사람들은
다 그렇게 먹고 사는 일에 늘 관심이 많은 세대 같기도 하다.
그때는 과자도 그 흔한 라면도 너무나 귀했다.
그래서 인지 나는 지금도 먹는거 너무 좋아한다.
일한다고 하지만 밥굶으면서 일하고 싶지도 않고 내 귀한 새끼들
끼니 걸르면서 엄마 기다리게 하는것도 싫다.
내 남편도 내가 못해주면 자기가 찌게도 끓이고 달걀 후라이라도 해서
한상 차려 아이들과 밥 먹는 사람이지만 내가 반찬을 너무 오랫동안
안 만들거나 하면 화를 낸다. 그래 반찬만드는것 같은것은 내가 해야지..
우리 식구중에서 내가 제일 맛나게 잘하니까.
여기까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라며 왜 맨날 요리나 홀릭에 올리고 난리냐고 할까봐
사전 설명을 해봤다.ㅎㅎ
내가 자주 해먹는 비상식량이 바로 약식이다.
떡처럼 많이 만들었다가 냉동고에 개별 포장해서 보관한다.
어떤 비상식량이냐면 내가 밤늦게 까지 작업하고 아침 늦게 일어나서
아침밥 못챙겨줄 때 이럴 때 요긴하다.
나는 일부러 찹쌀만 하지 않고 맵쌀을 1/5정도 섞는다.
참기름을 대신 적게 넣고- 향만 낸다 - 간장과 흑설탕으로 양념을 해서
색을 내고 카랴멜색소 같은것은 넣지 않는다.
기본 과정은 먼저 찹쌀과 맵쌀을 섞어 맑은 물이 나오도록 씻은 후
물에 하루 정도 불려준다.
(기본과정은 사진을 찍었는데 김 때문에 이상하게 나와 뺀다)
압력솥에 쌀을 넣고 물이 쌀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을 적게 잡고
밥을 짓는다. 일명 꼬두밥이다. 물을 적게 잡는 이유는 불려준 쌀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간장을 살짝 넣어 간을 하니까 물기가 적을 수록 좋다.
밥이 다 지어지면 뜨거울 때 참기름 흑설탕 간장 약간을 입맛에 맛게 양념으로 섞는다.
이 때 나의 비장의 무기 무화과,호두살, 대추,푸룬(말린 자두- 변비에 좋다) ,은행알,
그리고 말린 살구 말린 파인애플 밤등등을 넣는다. 모두 밥이 뜨거울 때 섞어주기만 하면 된다.
다음 뚜껑을 닫고 뜸을 다시 뜸을 들인다.
그렇게 잠시 10분정도 뜸을 들이고 나서 쿠키팬에 약식버무린것을 쏟아준다.
일부러 쿠키팬에 기름을 바르거나 하지 말기를... 참기름이 있으므로 들러붙지 않는데
대신에 밥을 질게 했을경우에는 붙을 수 있다.
은행알은 한알을 두개로 잘라서 따로 위에 웃기로 놓아줄거다. 요렇게...
초록색이 새싹 같고 이쁘지 않나? 내 보기엔 좋은데...
다음에 랩을 펴고 손을 눌러 모양을 잡아준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형태 잡기가 곤란해서
보관하거나 반듯하게 잘라지지 않는다. 뭐 밥처럼 떠먹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되고
미리 밀폐 용기에 넣어 굳혀준다면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난 내 쿠키틀을 이렇게도 활용하는데 미리 눌러놓은 약식에 틀을 이용해서 잘라내
접시에 담아 아이들에게도 준다. 별이나 종,하트등 이쁜 모양으로 말이다.
이렇게 해서 손님상에 놓으면 모두 너무나 좋아라 한다. 이쁜 떡이 먹기도 좋다고 뭐든지
이쁘면 금상첨화잖아.
나머지는 다시 서로 뭉쳐 반듯반듯 두부처럼 잘라 랩에 일인분씩 싸서 냉동 보관한다.
아이들 깨우고 씻는 동안 꺼내놓으면 금방 야들야들 쫀득한 약식으로 돌아와 있다.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견과를 넣어서 요즘 건강에 좋다는 보이차 한잔이랑 먹으면
아침밥이 바로 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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