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요즘 나가수는 거의 가요제 수준으로

변한 것 같다. 처음에 댄스 곡 위주 후크 송만 틀어대는 방송에 질려있었는데

중 장년까지 즐길 수 있는 선곡을 가창력 있는 중견 가수들이 나와 부르는 주옥

같은 노래들에 반해서 마니아가 되었었다. 게다가 그 노래를 갖고 겨뤄보자는

것도 신선했었다.

 

그런데 왠지 이제 나가수도 정체기에 빠졌다는 기분이 든다. 그것은 아마도

지난 주 다니던 대학을 휴학까지 하고 돌아와 나가수에 출연했던 조규찬의

최종탈락을 재방송으로 다시 보게 되면서 느끼는 감상이다.

 

 

조규찬이 어때서? 조규찬은 사실 지금 그대로도 충분하다.

조규찬이 2차 경연을 위해 있는 힘껏 악을 쓰듯 노래하는 것을 보면서 무엇이

조규찬을 저렇게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바심. 탈락을 면하기 위한

가수들의 너무 치장한다 싶은 편곡과 음 이탈을 불사하는 과욕을 보면서 생기는

조바심. 그것이 조규찬도 나가수스럽게, 그렇게 만들었던 같다.

 

안쓰러움. 그것이 내가 느끼는 조규찬에 대한 마음이다. 탈락해서가 아니다.

조규찬의 음악은 편하고 고급스러운 세련미가 장점이다. 그렇게 악을 써대며

사람들에게 들어달라고 절규하는 음악이기 보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흥얼흥얼

따라 부르며 하루 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이 조규찬의 노래들이다.

 

선곡이나 경연순서와 상관없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제 '나가수'는

음악의 다양성에 상관없이 경연에 나오지 말아야 할 가수를 정해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속상하다. 힘을 빼고 노래할 가수들은 나오지 말라는 말이나 똑 같다.

 

나가수의 탈락이 거듭 말하지만 조규찬의 음악에 대한 선호도와

상관없다고 본다. 팬들에게 조규찬의 음악은 지금 그대로, 있는 그대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공평하게 예리하게 예상순위를 봐서도 자신은 1위는

아니라고 말하는 조규찬이 주눅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부하고 싶다. 빛 바래지 말아줘요. 지금 그대로 충분하니까.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조규찬의 노래를 하루 종일 들을란다.

 

잠이 늘었어

조규찬

영화를 보고 싶어 졌어 친구가 보고 싶어 졌어
거울 피하지 않게 됐어 잠이 늘었어
커피의 향기를 즐기며 어여쁜 여인에 반하고
멋있게 꾸며 보고 싶어져 웃음이 늘어

운동이 좋아 아침을 기다려
가능하면 밥은 거르지 않으려
너의 사진에 무표정 해졌어
슬프지 않는 모습이 보여

커피의 향기를 즐기며 어여쁜 여인에 반하고
멋있게 꾸며 보고 싶어져 웃음이 늘어

음악이 좋아 함께 듣던 노래도
처음 만난 날도 무심히 지나가
요긴하다며 너의 선물도
슬프지 않은 모습이 보여

너의 사진에 무표정 졌어
슬프지 않은 모습이 보여

운동이 좋아 아침을 기다려
가능하면 밥은 거르지 않으려

너의 사진에 무표정 졌어
슬프지 않는 모습이 보여, 슬프지 않는 모습이 보여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경희샘

트랙백 주소 :: http://interiorzip.com/trackback/43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