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에서 노래하는 신효범을 보면서"아 우리에게는 신효범이란 가수가 있었구나."
라는 생각에 반가웠다. 오로지 노래로만 칼을 갈아왔던 전설적인 고수의 한 판을 본
느낌이었다.
그 동안 잊고 살았던 대형 디바의 귀환은 화려한 편곡도 아니었고, 신나는 댄스도
없었다. 단지 그녀의 목소리, 오로지 목소리 하나 만 있었다.
늘 대형 가수란 이름으로 불리었지만 가창력보다도 외모가 뛰어난 어린 가수들이 기예에
가까운 댄스로 무장한 가요계에서 대중의 눈길을 받을 수 없었던 가수가 바로 신효범이었다.
가끔은 나이 들었기에 목소리가 퇴색한 가수들을 만나게 되면 그 가수의 예전의 화려함과
비교되어 슬펐었다. 미사리 까페에서 오랜만에 반갑게 열창하는 고참 가수가 고음부분에 반음
낮추거나 애드리브로 처리할 때면 왜 그런지 이해가 되면서도 나이듦이 노래마저 서럽게
만드는 것 같아 씁쓸해지곤 했다.
하지만 신효범은 그렇지 않았다. 예전보다 완숙한 제대로 잘 발효된 동치미의 시원한 맛처럼
톡 쏘는 진한 맛을 느끼게 했다. 모름지기 가수라면 나이들 수록 깊어지는 열창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어 한다. 바로 신효범처럼 말이다. 1위로 뽑은 청중 평가단은 확연하게 바뀐 편곡의 화려함보다
즐거운 댄스의 흥겨움 보다 그 열창의 묘미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 나처럼 말이다.
하지만 박완규의 열창에 1위를 주었던 청중이 오늘은 7위를 주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모든 노래를 오로지 열창 하나로 매주 부른다면 식상해 할 테니까 말이다. 다음 무대는 오늘의
모습에 기대치를 더한 청중 평가단이 모일 것이다. 신효범이 그 동안 본인이 할 수 있는 다른
모습을 더 보여주어야만 이제 나는 가수다를 통해 신효범의 시대가 도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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