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에서 두 록커는 계속 신경전이다. 1월 8일 방송에서도 박완규는 김경호가
춤추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 정통 록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 자존심 센 박완규의
눈에는 하늘 같은 선배의 춤사위가 마치 록의 물을 흐리는 외도로 보이나 보다.
하지만 청중 평가단의 평가는 달랐다. 박완규에게 7위 그리고 김경호에게는 3위를
주었으니 말이다. 누군 신효범의 열창에 감동했겠고 다른 누구는 새 가수에 대한 예의로
신효범에게 표를 주어서 1위는 당연했고 이제 늦게나마 나가수에 적응한 적우의 무대는
늘 주눅든 모습과 다르게 자신감에 충만해 보기 좋았으니 2위도 일리가 있는 등수다.
거기에 비하면 같은 록커로서 박완규는 어떻게 지난 주 1위에서 바로 7위가
되었을까? 박완규. 정말 노래 잘하는 가수인데 말이다. 이는 박완규의 뜻과 다르게 여전히
김경호의 춤에 대해 관객은 관대하게 격려해 주고 있고 록커로서 김경호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나는 박완규의 라이브를 여러 번 들었다. 한번은 야외에서 나머지는 실내에서였는데
들을 때마다 참 잘한다는 느낌이었다. 비록 이번 노래는 방송으로 들었지만 이번에도
무대에서 열과 성의를 다해 잘 불렀을 것이다.
그럼에도 7위인 것에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중에 하나는 박완규의 인터뷰
태도에 있다. 박완규의 인터뷰를 방송에서 보면 굉장히 사람이 건방지고 무심해 보인다.
한마디로 성의가 없어 보인다고 할까? 등수에도 심드렁, 경연 순서에도 심드렁. 자신만만
만사 태평해 보인다. 사실 전혀 악의가 없는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이라고 하지만 좋게
시크하다고 생각하기에도 방송으로 보기에 왠지 계속되니 버겁다.
나도 이점이 안타까운 점인데 청중 평가단은 매주 바뀌고 역시 방송을 보는 시청자라는 점을
무시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좀 더 긴장하는 김경호의 모습이 무대에 대해 욕심 내고 더 잘하려고
걱정하는 태도 같아서 좋아 보인다. 이는 늘 장난기로 일관했던 김건모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반감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또 굳이 김경호의 춤을 말리는 모습이 계속 비춰지는 모습도 보기 안 좋다고 생각한다.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 모두 각자 나름대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무대 매너와 음악을 들려주는 소통 방식이
있다. 누구도 서로 칭찬과 격려, 걱정은 해도 본인의 취향에 맞춰 평가를 하지 않는다.
왜? 그 몫은 청중 평가단에게 맡겼기 때문이고 같은 음악인으로서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할 기본
매너이기 때문이다. 가수는 특히 록커는 춤이 아닌 노래로 대중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고집은
박완규 혼자만의 아집에 불과하다. 힙합을 하든 발라드를 부르든 록을 부르든 들어주는 팬이
있기에 부르는 가수도 존재한다는 대중가수라는 점을 본인 박완규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춤을 췄기에 김경호가 3위를 한 것은 아니다. 무대에 감동을 주는 것은 그의 노래와
빛나는 샤우팅. 거기에 즐거움을 주었던 춤은 단지 부록이었다. 춤을 출 수 있는 록커였기에
춤을 춘 것뿐이라 생각한다. 관객과 소통하는 의미에서 김경호의 춤은 헤드뱅잉의 다른
표현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 하나는 선곡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불렀던 1월 8일
방송에서 박완규는 같은 록커인 신성우 의 노래를 불렀다. 대신 김경호는 예전 흘러간 77년도
디스코 풍 음악인 이은하의 밤차를 선택했다. 그러나 불렀던 창법은 록큰롤. 거기에 신나는
브라스밴드 풍으로 편곡을 해서 흥겨움을 더했다. 어쩌면 이런 선곡의 의외성이 그의 노래를
30대부터 50대까지 더 흥겹게 보았을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신성우의 명곡 내일을 향해는
박완규가 불렀기에 더 좋은 노래로 들리지 않았다. 왜냐면 새로움이 덜 했으니까.
시청자나 청중 평가단이나 간사하다. 7명 가수 모두가 매회 거듭될수록 더 더욱 잘하길 바라고
더 새롭길 바란다. 그래서 나가수의 무대가 어려운 것이고 출연가수의 피를 말리게 하는 지도
모른다. 이 점 노래 잘하는 박완규는 아직 나가수에 적응 못했을 뿐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어쩌면 한동안 설 무대를 잃었던 박완규가 변모를 해야 할 시점을 파악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예능을 피했던 김태원이 이제는 예능 출연으로 음악까지 다시 인정받게 된 점을 보고 배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박완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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