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을 쓰지 못하고 나몰라라 비워두었다. 내 글을 기다린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참 죄송하다.
솔직하게 말하면 인테리어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써왔던 글들이 남들에게 보여지게 되면서
부터 제대로 써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기 시작해 글을 쓰는 일이 편하기보다 점점 부담스러웠다.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시작이 어렵기만 하고, 이런 코너를 시작할 때는 이런 힘든 부분이 미처
생길지 몰랐는데 아마도 내가 많이 부족해서 인가 보다.
오랜만에 쓰는 글인데 이렇게 제목 부터 도발적이다.
인테리어트랜드를 연구하며 고객들의 집을 꾸며주는 게 직업인 사람의 글 제목 치고는 말이다.
사실 나는 그렇게 화려한 집꾸밈을 많이하지는 않았다. 내가 그나마 남의 시선을 묶었던
공사들도 살펴보면 일반 가정 집보다는 팬션등이였으니까 말이다.
내가 무대디자인이나 디스플레이만 했다면 조금 더 화려하게 꾸밀 것도 같다.
그런데 나도 살림을 하는 주부이다 보니 아무래도 보기에만 이쁜 인테리어디자인보다는
실용적이고 관리하기 편한 인테리어와 적당히 타협하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 밋밋한 그림도
많게 되었나 보다.
그런 주제에 게다가 이제는 한술 더 떠서 인테리어 트랜드마저 무시하자는 글까지 쓴다.
그렇다 트랜드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트랜드는 그 시대를 보여주는 문화기도 하니까 좀 더
세련된 삶을 원하다면 무시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트랜드를 너무 쫓다 보면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기 어려워진다. 트랜드와 개인의
취향 즉 개성을 살리는 쪽중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전적으로 개성을 살리는 인테리어를 하라고 권하겠다.
2008 인테리어 트랜드 중에서 올해도 여전히 식지 않는 럭셔리한 엔틱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다고 무작정 따라 하다간 성격상 심플하고 단조로운것을 좋아하는 쿨한 성격의 경우엔
집이 안락한 휴식처가 되질 못한다.
올해는 럭셔리 엔틱에 약간 레트로 분위기가 가미되어 예년보다 색상을 선명하게 사용하는데
그런 스타일은 벽도 복잡하지만 그에 맞추어 소품 데코레이션도 구색 맞추어 많이 해야 하는
편이여서 트랜드만 따라 집을 꾸미면 생활이 바쁜 사람은 그 살림살이에 낀 먼지며
세트장처럼 자연스러운 데코레이션을 한결 같이 유지하기도 힘들것이다.
이렇게 인테리어를 할 때 트랜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사용자 개개인이 가진 개성이란
내적요건도 중요하다고 본다면 또 다른 외적요건이란 것도 무시할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현장사정이라고 볼수 있다.
실례를 들어서 올 해들어서 유난히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가 강조되고 있는데
간혹 가공되지 않는 돌덩이를 테이블 받침이나 식탁 다리로 쓴다든지
벽면에 붙인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다. 아래 사진처럼 그림 참 멋지다.
이런 경우에 일단 트랜드소재인 돌덩이 자체가 획일화가 된 아이템이 아니니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개성을 드러낼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장 규모가 작고 그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사용자가 즉 가족 구성원이 많은 경우라면 어떨까? 비용도 비싼 자재인데다가
가구를 만들고 나서 집안 전체에 테이블 하나만 또는 식탁하나만
너무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으니 공간 낭비이다.
게다가 돌이란 것이 이동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테이블 다리란 기능만 있어서
실제 좁은 집에 생활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수납이란 기능은 무시될테니 다른 한편으로는
물건을 둘곳이 없어 불편할것이다. 이를 알고도 감수하고도 즐기겠다면 브라보! 시도해 보자.
이렇게 실제로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집을 꾸미는데에 트랜드만 강조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것이다. 그러기에 그런 상황을 적절히 파악하고 사용자가 편히
살도록 집을 꾸미는 능력을 가진 스타일리스트나 디자이너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과감하게도 인테리어 트랜드를 무시하자고 글을 쓴 내 의도를 알것이다.
트랜드를 따라 예쁘고 멋지게만 꾸미기 보다는 집에서 생활 할 사용자가 편하고
관리가 쉬운 인테리어가 더 좋은 인테리어라는 뜻이다.
이런 실용적인 인테리어는 내가 오랫동안 목표를 삼고 작업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트랜드에 치중하지 않으면서 인테리어 해야 하는 다른 이유들은 2편에서 다시한번
밝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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